자유

때를 기다렸던 폭죽처럼 발포된다

폭죽은 터지기 직전 가장 설렌다 / 사람들은 터진 후의 모습만 주목하지만 / 폭죽은 몸체의 뜨거운 열기가 최고로 달아올랐을 때 자신의 생생함을 홀로 감각한다 /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감각을

폭죽은 자신의 허물을 모래밭에 박고서 /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/ 모두를 어둠 속에 밀어 넣은 시각 / 가장 최고로 빛나게 / 불이 붙은 순간만을 기다린 / 포장지에 쌓인 날들을 뒤로하고 / 사람들을 놀래키며 즐거워한다 / 당당한 모습

밖에서 자유롭다 / 안에서 벗어나고 싶다 / 안은 나의 안식처 / 안은 내 편의 안온한 품 / 안은 나의 사랑 / 안은 나의 집 / 안은 나의 익숙함 / 안은 잘라낼 수 없는 나 자신 / 이것과 저것 / 여기와 저기 / 무엇과 무엇 / 다른 것들 / 반대되는 것들 / 섞이지 않는 것들 / 야속한 성질들 / 하나를 떠올리면 하나가 아닌 것을 떠올리는 사람들 / NOT / NONE / 여집합 / 전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그린 전체 / 까만 크레파스로 도화지를 칠하던 옛 기억

피는 회오리칠 때 소리가 없다 / 소리보단 열기로 / 환호성은 드러나고 설렘은 파고들고 / 안으로 안으로 / 그러나 / 소리치고 싶다 / 밖으로 밖으로 / 야 / ! / 호 / ! / 밖에서 소리가 들려온다

눈이 반짝인다 / 비틀린 자세로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다 / 언제나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도화지가 가장 좋았다 / 모든 걸 담을듯이 / 유별난 곳 하나 없는 그 일관됨이 / 손대지 않은 자연인가 / 아직 밟지 않은 눈밭인가 / 발을 들고 손을 들어 / 피가 솟구칠 때

너의 예쁜 눈 / 인형을 뒤집어쓴 사람들 곁에서 빛나는 우리의 모순된 눈 / 네 눈의 반짝임이 물가에 비쳐 / 네 눈의 반짝임이 내 눈을 밝혀 / 네 눈의 반짝임이 인형들의 눈을